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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임리스 드림

*캐해석 주의

*설정 날조 주의

*급전개 급마무리주의

 

 

 

“그럼 내가 갈게. 다나 괜찮지?”

“안돼. 위험해.”

“그래도 내가 가는 게 나을걸? 그치? 응? 다나? 다나야 안돼? 왜? 나 나가랑 가고 싶은데 안돼? 혜나는 위험할 테니 내가 대신 갈게.”

“…그러던지.”

“그럼 사사한테 혜나를 데려오라고 해야겠네요.”

 

화가나 얼굴에 점점 열이 오르는 다나의 얼굴을 보던 나가는 긴장감에 마른침을 삼켰다. 자신이 원했던 사람은 다나였는데 예상을 뒤엎고 함께 가겠다고 나선 건 그녀였다. 전 스푼 히어로이자 현, 경찰. 안심이 되기도 했고 걱정도 되기도 했다. 다나에게 다시 시선을 돌렸지만 빨리 가려 손짓하는 탓에 나가는 눈물을 머금고 그녀의 손을 잡아 텔레포트도 빠르게 이동했다.

 

 

 

대기실에 도착하자 그전에 함께 있던 사사와 혜나는 벌써 본부로 향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내 제 상사에게 못 들어간다고 문자를 보내는걸 보고 있다 시선이 마주치자 어색한 듯 시선을 피한다. 전에 위험할 때 도와주기도 했는데 이렇게 어색해해도 되는 걸까.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다면 더 어색했겠지. 이렇게 행동 해면 사회 생활 못 한다고 싫어하진 않을까. 나가가 혼자서 심각하게 생각하는 동안 어깨 쪽에 묵직한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렸다. 문자를 길게 쓰는 줄 알았더니 어느새 게임을 하는 그녀를 보고 나가가 어이없어 쳐다만 보고 있자 그녀가 나가를 보고 웃는다.

 

“아, 미안. 기다리기 심심해서.”

 

정말 예상조차 할 수 없는 사람이다. 나가는 그렇게 단정을 지었다.

 

“혹시 이 게임 할 줄 알아?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거든.”

“그거 아래쪽에 연필로 벽을 칠하면 글자가 보여요.”

 

숨을 길게 내쉰 나가는 답을 알려주고 나서 고개를 입구 쪽으로 돌렸다. 사사라도 다시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점점 자신 쪽으로 기대어오는 걸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움직였다간 이 어색한 분위기가 더 안 좋아질 것 같아서. 게임 효과음과 배경음악만 들리는 장소에서 들만 있으려니 더 어색하고 불편했다. 이야기라도 해야 할까. 무엇을 게임을 하는 그녀를 집중 시킬 수 있을까.

 

“저기…”

“응? 왜? 뭐 궁금한 거 있어?”

 

게임에 집중하던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가 쪽으로 집중했다. 반짝이는 눈과 더 가까이서 똑같은 표정을 짓는 파란 나뭇잎 가면 쪽으로 손가락을 가져다 댄다. 진짜 나뭇잎 감촉에 뒷면에 엄지손가락을 대며 문질러본다.

 

“사실 그게 내 본체야.”

 

놀라서 손가락을 때니 가면과 그녀가 같은 표정으로 웃는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나가에 기대 눕다시피 했던 몸도 바로 세운다.

 

“진짜긴 진짜야.”

“아, 네…….”

“뭐 또 궁금한 거 있어?”

“어… 특기?”

 

궁금하지도 않지만 이미 귀능에게 들었던 이야기지만 시간을 끌기엔 좋겠지. 나가는 어디선가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내더니 그림을 그리는 그녀를 보고 예상 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림을 다 그려놓고 설명하기 곤란한데 라고 중얼거리다 3초 만에 바로 설명을 시작한다. 스케치북을 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내 특기는 다른 사람의 특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 하는 거야.”

“그럼 반사하는 건가요?”

“아니. 나에게 특기를 건 사람에겐 다시 되돌려줄 순 없거든 제삼자가 있어야만 해.”

“그렇구나.”

“귀능씨에게 이미 들었지?”

 

놀라서 아무 말도 못하는 나가를 보고 그녀는 뒤에 이어 아까 귀능에게 들었다고 답했다. 잘못한 것도 아닌데 찔리는 나가를 그녀는 빤히 쳐다봤다. 그녀의 부담스러운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사사와 혜나가 이토록 그리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손가락으로 제 뺨을 꾹 누르며 귀엽다고만 말하는 그녀를 보며.

살짝 톡톡 치면서 장난을 치던 중 대기실의 문이 열린다. 사사일까. 나가의 고개가 획 돌아간다. 기쁨도 잠시 의뢰자와 경호원이 나타나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장난을 치던 그녀가 실망하는 나가 앞에 섰다. 인사를 하면서 사정을 듣는 동안 나가는 옆에서 도망칠까도 생각해본다.

 

“잘 부탁하네. 아주 중요한 물건이거든.”

“네. 노력해볼게요.”

“안전하게 부탁하네. 그리고 자네도 듣자 하니…”

“하하. 제게는 누구랑 다르게 아.버.지.가 계셔서요.”

 

한 단어에 힘을 실어 말한 그녀를 옆에 있던 경호원이 쳐다보자 눈이 마주친 그녀가 몸을 일으켜 다가갔다. 그의 선글라스를 내리고 웃으면서 얼굴을 쳐다보자 당황했는지 가만히 굳어버렸다. 의뢰자가 가만히 있자 그녀는 흘깃 내려다보고는 웃었다. 갈게요. 그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나가에게 손짓하자 다가오는 나가의 손을 잡아당겨 문밖으로 밀어냈다.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하고 그녀 역시 밖으로 나왔다.

문밖으로 나가자 대기실에선 큰 소리가 들렸다. 무언가 던지는 소리. 깨지고 부서지는 소리가 들리자 돌아보는 나가에게 괜찮다며 밖으로 끌고 나왔다. 현장으로 가기 위해 지도를 꺼낸 그녀가 나가에게 위치를 알려준다.

나가가 그녀의 손을 잡고 현장으로 텔레포트 했다. 현장은 공사가 중단되어 먼지와 모래가 날아 들어와 그녀에게 받은 마스크를 썼다. 이런 것도 챙기고 다니는구나.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표시를 한다. 다가오는 발소리를 들은 그녀가 나가를 한쪽으로 옆으로 끌어당겼다.

 

“이쪽으로 와.”

 

바로 근처까지 들려온 발소리가 점점 멀어진다. 주변을 살피던 그녀가 겨우 숨을 뱉어내려다 다시 들리는 소리에 잡고 있던 나가의 손을 놓고 간단하게 몸을 풀었다. 빠르게 도망칠 생각인 걸까. 나가가 다시 그녀의 팔을 잡으려 했지만 거절했다. 다가오는 바로 옆에 나타난 발소리에 그녀가 나왔다. 인사하는 그녀를 보고 공격하는 남자를 피하고 팔을 붙잡아 방 옆에 있던 케이블타이 뭉치를 집어 그중 하나를 꺼내 양손을 결박했다. 남은 케이블 타이를 주머니에 넣고선 남자의 얼굴을 바라본다.

 

“물을 게 있는데.”

“난 그게 어딨는지 몰라!”

“납치한 게 맞다 이거네.”

“아. 아니, 아니. 난 그게 어딨는지 모른다니까!”

“이런 방법을 쓰긴 싫지만… 못 움직이게 잡아봐.”

 

그녀가 나가에게 잡은 남자를 부탁하고 옆에 있던 벽돌을 잡았다. 공사에 사용된 벽돌. 이런 방법. 벽돌. 혜나가 가면 위험하다. 나가의 머릿속엔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이 보인다. 피가 튀거나 잔인한 건 싫었다. 주변에서 들은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안된다. 나가가 그녀를 말리기 전 다행히 벽돌은 얼굴 앞에서 선다.

 

“납치한 거 맞지?”

“…네.”

“그럼 어딨는지 알려줄래?”

“그건 말할 수”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후드득 떨어지고 먼지가 날렸다. 분명 그녀의 손엔 벽돌이 있었는데. 어디로 갔는지 사라지고 없었다. 그녀의 손에 있는 건 붉은 모래와 그 아래엔 돌멩이 뿔이었다. 덜덜 떨리는 남자의 대답을 듣고는 고맙다고 인사한 뒤 발목까지 묶어두고는 약간의 충격을 줘 기절시킨다.

 

“그런데 저희가 찾아야 하는 거 물건 아니에요?”

“납치 맞아. 그 물건이라는 건 혼혈일 거야. 그 노인네 그런 쪽으로 말이 많거든.”

“노인네…….”

“혼혈을 특이한 물건 취급하는 노인네지. 뭐 이건 넘어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일단 납치된 사람부터 챙겨, 알았지?”

“네.”

 

그래도 괜찮을까. 걱정하는 나가를 보며 그녀는 걱정 말라며 등을 탁 소리가 나게 쳤다. 몸이 휘청이다 다시 바로 세우고 나가는 텔레포트를 쓰기 위해 그녀의 손을 잡았다.

 

 

 

“죽을 뻔했어.”

“오빠가?”

“아니, 그 사람들이.”

“언니가 힘이 좀 세긴 하지?”

“좀이 아니던데…”

 

나가는 한 시간 정의 상황을 떠올리고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날아다니는 사람들. 부서지는 벽. 날아오는 총알에 스쳐 피가 나면서도……. 그 이상으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인질을 보호하고 텔레포트로 이동해 의뢰자에게 갔다가 다시 돌아왔을 땐 상황 종료. 바로 돌아가서 다나를 불러오라 하고 쓰러진 남자들의 손과 발을 케이블타이로 묶었다.

이동수단이 되어 다나와 귀능을 데려온 뒤 지금 이곳에서 사사와 혜나와 함께 대화 중이다. 아니, 나가는 둘에게 위로받고 싶어 하는 중이었다.

 

“언니는 아는 힐러에게 가서 치료받는다고 그랬데.”

“아, 몰라. 다시는 만나기 싫다…”

“마다. 좀 무더워.”

“난 언니 좋던데.”

“조금 까칠한 건 괜찮지만…….”

 

그러고는 제 손으로 얼굴을 가린다. 오늘 같은 일을 또 겪고 싶지 않았다. 까칠한 것만 괜찮고? 혜나의 말엔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 하루 예상이 벗어나는 일만 있었던 이 피곤한 날은 다신 겪지 않겠다며 나가는 다짐했다.

류아키★륭키.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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