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잘 드는 곳이었다. 어린 손이 제 손보다 배는 더 큰 남자의 손을 잡고 거닐던 그 복도는 은회색 이였다. 크게 화려한 느낌은 주지 않았으나 그곳에 새겨진 문양 하나하나, 조각상 하나하나가 섬세하고 유려하게 뻗어나가 이윽고 활개 친 날개처럼 눈을 땔 수 없는 분위기를 풍겼다. 어린 손을 잡아끌던 이가 멈추자 시선은 자연히 주변을 둘러보게 됐다. 잡고 있던 손의 주인이 한 걸음 물러나자 한 문이 보였다. 짙푸른 빛의 문이 열려 있었다. 매끈한 표면 위로 흐르듯 그려진 깃털 문양이 밋밋해 보이는 풍경에 조금이나마 생동감을 더했다.
자연스럽게 논 손을 지나쳐 그 곳을 향해 한 걸음, 더 다가서자 문이 열린 곳으로 들어왔다. 밖이 보이는 큰 유리창이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있었다. 낮은 시야에서 올려다보던 중, 처음 들어섰을 때 보다 강한 빛무리가 휘날렸다.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눈부신 빛과 푸드덕 거리는 날갯짓 소리.
‘…….싱.’
일정한 간격으로 이름을 나긋하게 부르는 소리가 이어졌다. 어렴풋하게 섞여 들리는 두들기는 소리가 미간을 찌푸리게 했다. 보이지 않는 목소리의 주인이 설핏, 웃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순간 몸이 부유감이 느껴지며 눈이 떠졌다.
“싱님? 사제님, 그만 일어나셔야 합니다.”
눈을 뜨자마자 보이는 청동빛 바닥에 싱은 식은땀을 흘렸다. 침대에서 굴러 떨어질 뻔 하다 이게 무슨 추태인가. 싱은 바닥에 내려와 앉은 뒤 목소리를 가다듬고 문밖의 사람에게 말했다.
“일어났습니다. 준비하고 나가지요.”
알았다는 대답이 들어온 후에야 숨을 내쉬며 긴장을 풀었다. 어린 시절, 상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우연히 들어왔던 신전에서 신의 강림을 목격하며 그의 사제로 임명을 받았을 때부터 싱은 오래도록 익숙해지기 힘들었다. 바닥을 타고 올라오는 찬 기운에 싱은 무릎을 세워 끌어안고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꾼 어릴 적의 꿈이 아직도 생생했다. 그날 이후로 가뭄에 콩나는 것보다 더 적게 들린 신이라는 작자의 목소리란 그가 신의 선택으로 된 고위 사제라는 것에 간신히 힘을 실어 줄 뿐이었다. 그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이 지긋지긋하고 한시라도 벗어나고 싶으며 남들 시선에 신경을 곤두 새워야 하는 이곳에 묶여 있게 하는 원인중의 하나일 뿐. 싱은 긴 머리를 쓸어 넘기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사제가 된지 십년하고도 수년. 매일 들던 생각이었다. 준비된 물로 세수를 마친 뒤 제 머리색과는 정 반대되는 흰 사제복을 걸쳐 입으며 표정을 갈무리했다. 부디, 오늘도 무사히 넘어가길.
그런 싱의 바람과는 반대로 신전은 한바탕 소란이 휩쓸고 지나갔다. 신탁을 위해 온 나라의 관료들로 부터 온갖 쓴 소리를 듣자니 골이 울려왔다. 망할 것들. 저 멀리 삼삼오오 모여 있는 무리들을 내려다보며 입안의 여린 살을 씹어댔다. 비록 상인출신이기는 하나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신의 선택을 받은 사제였다. 고위급사제란 그 수가 적어 더더욱 귀했으며 어찌 보면 신분제가 확실한 이 땅에서 손안에 들어가는 몇 없는 권력을 쥐어 잡을 수도 있는 위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만큼 역시나 위험부담이 큰 자리. 전쟁이란 사람을 광기로 몰아넣고 그것에 휩쓸려 기어코 폭발하기 마련이었다. 현왕은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어떠한 형태로든 자신이 제어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광기를 원한다. 비웃음인지 헛웃음인지 모를 허망한 소리를 내며 혀를 찼다.
“사제님 만찬준비는 어찌할까요?”
머리를 조아리며 물어오는 소리에 어린 사제를 보았다. 몇 년 전에 들어온 어린 아이였다. 어린 아이라 해 봤자 저와 얼마 차이 안 나는 치이기는 했다.
“나는 몸이 피곤하니 저들끼리 들게 하십시오. 사제들께서도 이만 들어갑시다.”
말끝을 흐리며 자신의 식사를 물어오는 소리에 그저 손을 내저으며 되었다 일렀다.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시선을 피해 도망치듯 신전을 에워싸고 있는 산중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제법 경쾌했다. 산으로, 숲으로 들어갈수록 멀어지는 신전을 곁눈질로 살펴보다 이내 다시 우거진 녹림을 향했다. 야트막한 산중턱에 올라도 신전의 지붕이 나무 사이로 보였다. 지긋지긋하긴.
이내 올라올 만큼 올라온 것인지 싱은 발걸음을 늦췄다. 빠른 걸음도 아니었지만 산책하듯 공터에 들어섰다. 사람이 자주 오는 곳 인지 판판한 돌 주변의 흙이 맨질맨질하게 길이 나 있었다. 앉아 있으면 지붕만 보이는 신전이 조금 더 잘 보이는 높이로 그 뒤로 돌면 허름한 오두막이 있었다. 오두막 주변에 올가미며 밧줄 따위가 걸려있는 것이 사냥꾼이나 근처 산을 타는 이들이 주로 들리는 곳으로 신전에서도 종종 이 곳으로 필요한 물자를 보내거나, 그들로부터 필요한 것을 얻기도 하기에 길이 튼 곳이었다.
옷이 더러워지거나 말거나 싱은 그저 돌바닥위에 주저 앉아가지곤 다리를 피고 상체를 뒤로 기울이며 바닥을 짚었다. 신전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관료들의 머리통이 지나다니기 바빠 보였다. 아마 밥 먹으라는 소리에 바빠진 거겠지. 자조적으로 웃으며 싱은 그들을 눈에 담았다.
“이보셔, 누가 보면 너 기겁한다?”
어슬렁거리며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에 싱이 고개를 돌리다 시야에 들어오는 작은 천보따리로 가득 찼다. 금세 사라지고 다시 들어오는 청명한 하늘에 보따리의 행방을 찾아 두리번거리니 다리위에 올려져 있었다.
“보나마나 밥도 안 먹고 온 거지?”
사제씨? 옆에 따라 털썩 주저앉으며 긴 머리가 풀썩였다. 자기 몫의 보따리도 챙겨온 모양인지 척척 풀어내자 푸석해 보이는 빵과 말린 육포, 작은 치즈덩어리가 있었다.
“뭐해, 안 먹고, 스튜도 있는데 이제 막 불을 피워서. 그건 이거부터 먹고 먹자.”
목이 막힐 법도 한데 크게 한입 베어 먹는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돌이켜 보면 이 자와도 참으로 오랜 시간을 보아왔다. 처음 신전에서 도망치듯 빠져나온 숲길에서 길을 잃은 자신을 발견했던 이가 그였다. 사냥꾼지기. 그 어둔 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숲 속에서 그는 제 손을 잡곤 이 오두막까지 왔었다.
“안 먹고 뭐하냐?”
싱의 시선을 느낀 모양인지 그가 되물었다.
“전쟁 중인데 별로 위험한 일은 없고?”
대뜸 물어오는 싱의 목소리에 그가 싱의 얼굴을 가만 들여다보듯 살펴보았다. 제법 눈썰미가 좋다며 기세등등하게 자랑하던 그의 모습이 스치듯 떠올랐다.
“뭐, 전쟁이라고 해 봐야 이쪽 까지 별 일이야 있겠냐. 나보다 너나 걱정하셔.”
입에 그가 먹던 빵을 물려주곤 싱의 보따리를 풀어내선 그것조차도 자신의 입으로 쑤셔 넣는 속도가 제법 빨랐다. 배고픈 건 정작 본인 이였나 보다. 입에 물린 빵을 내려두곤 신전을 향해 시선을 두었다. 다들 식사대접을 받으러 간 모양인지 관료들의 머리통은 보이지 않았다. 썩을 것들. 밥이 넘어가나 보지?
“아마 조만간, 못 올지도 몰라.”
“…….얼마나?”
육포를 질겅이며 그가 물었다.
“글쎄, 시간 좀 걸릴 거야.”
“왜?”
시선이 느껴졌으나 싱은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집요하리만치 얼굴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그 시선은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싱의 고개 역시 그를 마주할 기색이 없어보였다. 손에 들린 빵덩어리가 흡사 돌덩어리마냥 무겁게 느껴질 무렵이었다.
“우습게도 저들은 자기들끼리 대소를 정하고 결론을 내리지. 사제에게 찾아와 매달리고 신에게 부르짖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끌어내고 덮어버리고. 그것이, 진실이라 여기겠지.”
영영 돌아보지 않을 것 같던 시선이 마주쳤다. 하늘보다 옅은 색의 눈이 일렁이며 저를 보고 있었다. 서늘해 보이는 겨울 하늘과도 같은 시선이 무언의 재촉을 보내고 있었다.
“기세등등하게 출전했던 전쟁은 점점 길어지고 처음의 기세는 어디가고 기울이고 있지. 사람들은 점점 삶이 고단해지고 민심은 흉흉해지고 있어. 신뢰를 잃어가는 왕에겐 민심을 재우기 위한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지.”
까막눈이 들어도 알법한 이야기야. 이글. 사정없이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보며 싱은 입을 달싹이다 이내 다물었다. 옆에서 전해져 오는 그의 기척이 금세라도 날아가 버릴 것만 같았다. 그런 기시감을 털어내듯 일어나며 싱은 옷자락을 털어냈다.
“이만 가볼게. 잘, 지내.”
안녕. 거의 속삭이듯 보낸 마지막 인사를 그가 들었을지 모르겠다. 싱은 이제 오를 일 없을 산길을 따라 내려가며 그 발에 밟히는 풀 쪼가리들을 보았다. 짓밟혀 꺾여버린 이름 모를 것이었다. 알고 있음에도, 모른 척 해야 할 그런 것들이 발자취에 떨어져 나갔다.
미련스럽게도 허리를 곧추 펴고 내려가는 검은 뒤통수를 바라보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불과 몇 분전까지만 해도 제 옆에 있던 그가 바라보던 같은 신전을 보자니 제법 높으신 분들이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흡사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과도 같이, 성취감에 찌들어 있는 그 작태들에 비죽 입술을 타고 비소가 흘렀다.
“제멋대로 대소를 정하고 망각에 취해 진실이라 믿는 자들이기는 했지.”
그리고 사무치게 후회하고. 다른 경우일 랑 생각치도 않지. 그는 표정을 지우고 신전이 아닌 곳으로 시선을 두었다. 보다 아래에 있는 작은 마을이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그 마을을 거쳐 3일 내리 말을 타고 달리면 도시가 있고 그 도시를 거치면 이 나라의 왕이 있을 수도가 위치했다. 보일 리 없을 성을 그리듯 그가 은실타래를 휘날리며 노려보았다. 어찌 되었건 과거의 행위에 가치를 매기는 것은 무의미했다. 저치들은 그의 뜻을 무시했으며 들으려 하지 않았다. 저치들이 그, 자신의 것을 해하려 한다. 그것이면 충분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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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었던 해가 점차 짧아지는 시기에 접어들면서 흐린 날이 늘었다. 싱은 좀 전에 끝낸 준비로 온 몸에 물비린내가 나는 기분이 들었다. 깨끗한 물에 향유를 부어 생화를 띄운 물이였을 텐데 오히려 역하기까지 했다. 맞잡은 손이 새하얗게 변할 정도로 쥐고 있어도 멈추지 않는 떨림은 삶에 대한 본능인걸까. 싱은 그의 평생이라 할 정도로 지낸 곳을 둘러보았다. 참으로 별거 없는 삭막한 풍경이었다. 대부분의 물건은 신전에서 제공됐던 것들로 이루어진 곳. 신의 선택한 사제라는 이유로 제법 호의호식을 누리긴 했다. 지금만 해도 곧 죽을 이에게 입힌 옷 치곤 좋은 옷이었으며 저 밖에 준비하고 있을 의식에 쓰이는 비용 역시 만만치 않겠지. 죽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런 실없는 생각밖에 들지 않으니 헛웃음이 흘렀다.
“사제님.”
두터운 문틈 사이로 조심스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가야할 시간이 도래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문에 다가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숨 쉬는 것이 갑갑했다. 발밑이 꺼질 것만 같은 착각에 숨을 몰아쉬고 문고리를 잡았다. 문을 여는데도 평소보다 더 힘이 드는 기분이 들었다. 잘 관리되고 있을 문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제 관절이 삐거덕 거리는 것일까. 문을 여니 보여야 할 사제가 보이지 않았다. 사제 뿐 만이 아니라 함께 왔으리라 예상했던 병사들조차도.
지나치게 조용한 분위기에 복도로 한 걸음 나가자 발치에 치이는 손이 보였다. 문 뒤로 쓰러져 있는, 저를 부르러 온 사제였다. 잠에 들은 것 마냥 쓰러져 있는 그의 시신위로 크고 검은 새 한마리가 날아와 앉았다. 부리로 그가 살아있는지 죽었는지 확인하려는 듯 푹푹 찌르다 이내 푸드덕거리는 모양새가 먹이를 발견해 기뻐하는 모습과도 같았다. 삐거덕 거리는 몸을 이끌고 복도를 지나쳐 신전내부를 지나는데도 들리는 소리라곤 환희에 찬 푸드덕거리는 날갯짓 소리뿐 이였다. 구역질이 올라와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신전을 나와 잰 걸음으로 본디 자신이 죽어야 할 장소로 가는 기분은 그저 구역질이 나왔다. 늪속으로 걸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온 몸에 끈적끈적하게 깃털이 달라붙는 느낌이었으며 쿵쿵거리는 심장소리가 귓전에 때려박듯 울려서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삐거덕거리는 소리는 역시 문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제 몸속에서 울리는 소리 같았다. 발걸음 하나, 눈꺼풀을 깜박이는 것 하나,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 하나조차도 힘겨웠다. 이윽고 도달한 제사장은 어두웠다. 풀럭거리는 깃털이 넘실거렸다. 사람 몸짓만한 크기의 검고 유리알 같은 눈을 가신 새들이 연신 날개를 푸드덕 거리며 저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이게, 무슨.”
정말,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적어도 인간의 힘으로 일어날 일로는 보이지 않았다. 머리 위로 새 한마리가 날아가 손바닥만 한 크기의 깃털을 흩뿌렸다. 깃털. 신전 곳곳에 새겨진 문양과도 같은 모양의 것들이 사방에서 날아다녔다. 자신이 비록 신이 선택했다 하지만 특별대우를 받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고위사제란 성가시고 보는 눈이 많은 억압된 자리 따위 거지같았다. 그건 신으로부터 딱히 사랑이라던 지 은총 받는다던지 그런 기분이란 들은 적이라곤 없었다. 오히려 그 어렸던 아이에게 무슨 엿을 먹이려고 신전에 처박혀 살게 한 것이냐고 원망어린 나날이 더 많았을 것이다. 발치에 깃털이 쌓여 내릴 때 까지 생각을 정리하기 바빴다.
이제 와서. 죽을 때가오니 불쌍해 보이기라도 한 것일까. 무어라 정의 내릴 수 없는 감정이 저 밑에서 부터 차올랐다. 복받쳐 오는 기분이 살 수 있다는 환희라도 역겨웠으며 눈앞의 광경에 오는 두려움 때문이더라도 밀려오는 구역질은 변하지 않았다. 겨우 발 디딜곳을 찾던 신경 줄마저 끊어져 힘이 풀렸다.
“이런, 조심해야지.”
“…….이글?”
여전히 비 내리듯 뿌려지고 있는 검은 깃털과 달리 선명하게 빛나 보이는 은 실타래였다. 갑작스럽게 닥쳐온 사실에 혼란은 가중되었다. 모든 사람이 죽었다. 자신의 평생을 이따위로 살게 한 신이란 작자 때문에 죽을 뻔도 했다. 유일하게 도피처처럼 찾았던 이가.
“처음부터 맘에 들어서 점찍어 놨었거든. 다른 녀석들 손에 넘어가면 그건 더 싫어서말이야.”
몸을 겨눌 수 없는 싱을 그대로 품에 안고선 그가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며 웃었다. 이글의 표정이 밝아져 갈수록, 그가 입을 열어 갈수록 싱의 표정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 보였다.
“근데, 그냥 내버려두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버렸지 뭐야?”
나름 고민 많이 한 거라고? 이글이 퍽 다정스럽게 굴며 싱의 이마에 입술을 대며 속살거렸다. 몰랐는데 마랴, 이게 인간들이 말하는 사랑이라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네가 날 봐줄리 없잖아?
“당신이, 그러고도 신이야?”
싱의 말에 그가 재밌는 소리라도 들은 것 마냥 웃어댔다.
“미안하지만 난 너희들이 생각하는 그런 신은 아니라서.”
살아있는 것 이라곤, 수많은 새들과 신이라 여겼으며 도피처라 여긴 이 뿐인 곳에서 정신이 멀어졌다. 아득히 멀리서 기쁨에 찬 울음소리로 푸드덕 거리는 웃음소리만이 마지막까지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