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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아키★륭키.png

*네임리스 드림

*캐해석 주의

*설정 날조 주의

*급전개 급마무리주의

 

 

 

[마법사도 죽을 수 있어.]

 

자신이 마법사라고 했던 그의 말이었다. 믿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았다. 마법사라면 죽을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마법으론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그의 말만 귀찮게 들어왔다. 와미즈 하우스 시절, 신빙성이 없는 말을 하는 그가 자신을 이기지 못해 헛소리를 하는 것이라 넘겼다.

이런 생각을 해봤자 무슨 소용일까. 이미 죽어버린 남자의 말을 떠올려봤자. L은 와타리에게 시켜 할로윈 장식을 하는 동안 디저트를 손에 대고 있었다. 방 밖은 아이들이 웃고 어른들은 떠드는 그런 신나고 즐거운 분위기였다. 지하 건물에선 밖만큼은 아니어도 나름의 분위기로 보내고 있었다.

어느 정도 일을 다 끝내고 개인적인 일로 와미즈 하우스로 간 와타리를 대신해 함께할 사람이 없어 조용했다. 다른 사람들과 보내는 것이 싫기도 했고 그는 혼자 소파에 웅크려 앉았다. 혼자서 보내는 할로윈은 재밌기도 하고 조금은 누군가를 떠올리기도 했다. 죽은 사람이 살아온다는 날. L은 눈앞에 있는 초콜릿을 집어 먹었다.

 

 

 

“내가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찾아갈게.”

“순간이동이라도 할 생각입니까?”

“그건 못하는데. 대신 물건을 띄우는 마법은 가능해. 또 하나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건 지금은 못하는 거라.”

“재미없는 마법이네요.”

 

눈앞에서 그가 들고 있던 물건을 뛰어도 L은 그저 마술의 한 종류일 뿐이라며 무시했다. 그런 L의 행동에 그는 웃었다. 종이에 적어 처음 보는 번호와 메일을 건넨다.

 

“언젠가는 연락을 하게 될 거야.”

“이것도 마법인가요?”

“응. 마법의 주문.”

 

어차피 만나게 될 테니까. 라며 인사는 생략하고 떠나는 뒷모습만 봤다. 그 이후엔 정말 그에게 먼저 연락하는 일이 생겼다. 그의 직업과 관계되는 일이었을 뿐 그가 말한 마법의 주문이라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넘겼다.

 

 

 

그때의 그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보다 먼저 나간 그를 떠올리며 눈을 감았다. 오래됐다면 오래된 추억을 끄집어내며 감상에 젖었다. 시간을 거슬러 처음 만났을 때까지. 조용한 공간에선 쓸데없는 잡생각들이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떠오르기에 보는 것일 뿐.

 

“또 디저트 사이에 숨어있네. 안 질리냐.”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들리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그 또한 내가 만들어낸 환상이라 그는 생각했다.

 

“난 마지막으로 죽기 전에 걸었던 마법이야.”

“재미없는 농담은 필요 없습니다.”

“언제는 재밌는 농담을 좋아했었나?”

 

웃는 그를 빤히 바라보던 L은 뭐라고 해야 할지 몰라 가만히 있었다. 그런 L을 그 역시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가 죽은 지 몇 년이 지난 걸까. 그가 마지막에 보냈던 메일을 마지막 말을 떠올렸다. 오른쪽이 왼쪽에게 말했다. 둘 만의 마지막을 알리는 첫 문구의 메일을 받았었다. 그 뒤로는 서로에게 전하는 마지막 한마디를.

 

“하하. 분위기 왜 이렇게 어색하냐.”

“그러게 말입니다.”

“할로윈이잖아. 즐겁게 하자. 너 단 거 좋아했잖아?”

 

그가 호박색 머랭 쿠키를 뛰어 L의 앞에 띄운다. 가만히 보고만 있던 L은 그가 고갯짓을 하니 손을 내밀었다. 손위로 안착한 호박색 머랭 쿠키를 보고만 있다 엄지와 검지로 집었다. 한입에 넣은 머랭 쿠키가 입안에서 사르륵 녹자 호박의 단맛이 느껴진다.

L이 좋아할 만한 디저트만 주고선 먹는 모습을 구경하는 그는 오랫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고 쳐다보기만 한다. 자신이 그 외의 행동을 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 버릴 것 같았기에.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둘만의 할로윈을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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