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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아키★륭키 /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

레너드 맥코이×류아키

*급전개 급마무리 주의

*설정날조주의

 

잠을 깨고 밖으로 나왔다. 문을 열자마자 느껴지는 달콤한 냄새가 엔터프라이즈호 안을 가득 채우는 것 같았다. 무슨 일인가. 손을 이마에 얹으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몇몇 대원들이 주고받으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파악을 못 하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메이베이쪽으로 향했다. 가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몇몇 대원에게 무슨 일이 있나 하고 빤히 쳐다보니 손에 무언가를 쥐여준다. 깔끔하게 포장지에 감싸져 있는 초콜릿 여러 개.

 

“닥터, 오늘 밸런타인데이잖아요.”

“그건 성 발렌티노 축…….”

 

말을 하다가 왠지 모르게 불길한 기분에 고맙다고 말하며 빠른 발걸음으로 메이베이에 도착했다. 혹시나 왔을까 주변을 둘러보는데 수사하기 위해 나갔다가 다쳐서 돌아온 대원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대원과 함께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 보였다. 다시 방으로 돌아갈까 슬쩍 메이베이를 나가려는데 치료받던 대원이 맥코이를 발견하고 먼저 인사를 걸어왔다.

 

“아. 그래. 상태가 많이 좋아졌네.”

“왔어요? 오늘은 늦으셨네요.”

“뭐. 나도 사람인지라.”

 

대화를 나누면서도 다친 대원의 상태를 확인하던 두 사람은 푹 쉬라고 한마디를 해두고 다른 대원의 상태를 확인했다. 맥코이는 대원의 상태를 확인하다가 눈동자를 굴렸다. 평소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런 날을 그냥 넘길 리가 없었다. 분명 그 두 명과 함께 자신을 놀리기 위해 계획을 짜놨을 것이다. 예를 들어. 준비한 초콜릿 안에 생뚱 맞는 재료를 넣는다던가. 초콜릿을 줬으니 무언가를 해달라는 요구라던가.

주기만 해봐라. 나는 이미 여러가지 행동에 대한 대책을 준비해놨으니까.

맥코이는 어떤 식으로 나올지 생각을 하며 머릿속에서 미리 연습했다.

 

 

 

메이베이안, 대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몇명만을 남기게 되었을 때 맥코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해져 갔다. 아니 도대체 무슨 계획이길래 아직 발렌타인의 발도 나오지 않는 것인지. 정말 제대로 준비를 한 걸까. 자신이 대응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나와야 할 텐데. 시험을 치는 학생마냥 긴장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지도 못한다.

손이 다가와 이마에 얹어지니 차가운 손에 놀라 손을 쳐내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런 행동은 주변의 시선을 사로잡기 좋은 행동이라 웃고 떠들던 대원들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끈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상태는 이미 트라이코더로 확인을 해서 괜찮은 거 같았지만 혹시나 해서 확인한 거에요. 왜 대답을 안 해요?”

“어? 뭐가?”

“얼굴이 심각하길래. 급한 일 있으면 가봐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나는 왜 네가 나한테”

“제가 미스터 맥코이에게요?”

 

아차 싶어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으니 대원에게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들고 있던 트라이코더를 쥔 체로 팔짱을 꼈다. 말을 계속해봐라 의 행동을 하고 있으니 한마디도 하지 못한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할까 솔직하게 말해도 될까. 말했다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뻔했다. 어디선가 오래된 카메라를 꺼내와 촬영하고 있었다던가 대원들 입에서 들은 말에 찾아올 망할 함장을 떠올리며 그냥 솔직히 말하는 게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이렇게 말이 나온 이상 어떻게 해서든 퍼지겠지.

맥코이는 입을 열었다.

 

“네가 나한테 어떤 장난을 거나하고.”

“제가 왜 미스터 맥코이에게 장난을 걸어요?”

“언제는 안 그랬다는 듯 말하지 마. 이런 날에 너나 짐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잖아.”

“오늘 무슨 날인데요?”

 

전혀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얼굴로 자신을 쳐다보는 얼굴에 모르는 건가 싶었다가 저것은 분명 연기를 하는 거라고 생각하며 절대로 속지 않겠다고 했다. 눈치 없는 한 명의 대원이 입을 열기 전까지 그냥 연기구나 하고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냥 연기였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은 있었다.

 

“오늘 발렌타인데이잖아요.”

“아. 그랬구나. 어쩐지 대원들이 초콜릿을 주더라고요. 힘들 때 꺼내 먹으려고 주는 대로 거부하지 않고 받았어요.”

“몰랐다니….”

“혹시 저한테 초콜릿 받길 바랐어요?”

“…그럴 리가.”

 

슬쩍 시선을 피하니 흥하면서 이상한 반응을 하며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얼굴에 맥코이는 그만두라며 화를 내면서 이마를 탁 소리가 나게 손바닥을 얹었다. 갑자기 이마를 맞아 저도 모르게 울컥해 무슨 짓이냐며 주먹으로 배를 때렸다. 아픈 건 아니었지만 단지 놀라서 허리 숙여 배를 붙잡는 맥코이가 똑같이 무슨 짓이냐고 고개를 들자 뺨 쪽에서 부드러운 감촉이 짧게 느껴졌다.

어느새 눈앞에 있는 입꼬리가 올라간 체 웃는 얼굴이 점점 멀어지는 것을 멍하게 보기만 했다. 이어서 자신에게 뭔가 말하려고 입을 여는 순간 뒤쪽에서 부르는 소리에 바로 몸을 돌려 뛰어간다.

 

“미스터 맥코이! 다른 분들 부탁할게요!”

 

목소리에 이어서 빠르게 멀어지는 발소리에 숙였던 허리를 바로 세웠다. 주변에서 쳐다보는 시선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원들을 상태를 확인했다. 평소와 다르게 급한 것 같이 빠르게 일을 처리하고 있는데 자신을 부르는 다른 대원의 목소리에 메이베이를 나갔다.

 

“닥터 괜찮아요?”

“뭐가.”

“얼굴 빨개지셨는데요. 목까지요.”

 

대원의 말에 브릿지로 걸어가던 맥코이가 걸음을 멈추고 제 얼굴 위로 손을 얹었다. 잔뜩 열이 오른 얼굴을 만든 원인이 무엇인가 하니 조금 전의 상황을 떠올렸다. 얼굴을 만지던 손은 벽 쪽으로 기대어 고개가 숙어진 체 한숨을 쉬었다. 조금 전 상황을 전혀 모르는 대원이 괜찮으냐며 말을 걸어오니 괜찮다며 벽에 기대고 있던 손을 떼어내 대원 쪽으로 손바닥을 보이며 내밀지만, 대답을 하면서 고개를 들지 못하고 이어서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말을 이었다.

 

“젠장. 무슨 짓을 한 거야.”

 

혼자서 중얼거린 말에 맞은편에 있던 대원은 자신이 잘못을 한 건가 싶어 사과하고 그 말을 듣고 어깨를 잡아 앞으로 들리며 네 얘기 아니니까 빨리 가자며 밀었다. 대원의 등을 보고 걸어가면서 브릿지에 도착하기 전에 빨개진 얼굴을 식혀야 한다며 여러 가지 쓸데없는 생각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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