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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카림 알아짐 드림

“이사르! 이거 네 거 아냐?”

“응?”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하나둘씩 기숙사로 돌아오는 시간.

친구들과 함께 2학년 기숙사로 돌아온 이사르는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부름이 들린 쪽을 바라보자, 담화실에 놓인 커다란 상자와 그 근처에 모여든 동급생들이 보인다. 택배의 주인이 오지 않아 저들끼리 내용물의 정체를 추리하고 있는 소녀들은 들뜬 표정으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뭔데, 뭔데?”

“와,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서 온 소포잖아?”

“근데 뭐가 들었기에 이렇게 큰 거야?”

 

상자 크기만 봐서는 가전제품이라도 들어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있을 건 다 갖춰져 있는 이 코벤의 기숙사에 누가 가전제품을 사겠나? 무엇보다 택배 주인인 이사르는, 저런 걸 산 적이 없었다.

 

“얘들아, 잠깐만!”

“아, 택배 주인 왔다~!”

 

이사르가 오자 동급생들은 바다가 갈라지듯 흩어져 순식간에 상대의 자리를 만들어 주었다. 기대를 품고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에 멋쩍게 웃은 그는 누가 보낸 택배인지를 확인했다.

수신인은 확실히 자신이 맞고, 발신인은 ‘A.K.’라고만 적혀있다.

그것만으로도 누가 보낸 것인지 확신할 수 있는 이사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카림이 보낸 거구나!’

 

곧 크리스마스니까 선물을 보낸 걸까. 제 쪽은 아직 선물을 고민하고 있는데, 참으로 빠르지 않나.

서두르는 것과는 맞지 않은 카림이 벌써 선물을 보낸 걸 보아하니, 분명 쟈밀이 ‘택배가 밀리지 않게 일찍 보내라’라고 조언한 게 분명했다.

 

“뭐야? 빨리 열어봐!”

“알았어, 알았어! 어디 보자…….”

 

친구들의 재촉에 상자를 뜯어보는 이사르는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주변 모두가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살피고 있지만, 당연하게도 가장 신난 건 연인에게 택배를 받은 이사르 쪽이었다.

 

“우와~!”

 

커다란 상자를 열자 주변에서 탄식이 터져 나온다. 무릎 높이까지 오는 상자 안에 가득 찬 것은 전 세계에서 모아온 듯한 수많은 과자와 사탕, 초콜릿들이었다.

종류도 개수도 다양한 디저트들을 보며 눈을 빛내는 친구들은 이사르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놀려대었다.

 

“부럽다, 이사르! 남자친구가 이런 것도 보내주고!”

“이 정도면 크리스마스 파티에 안 가도 되는 거 아냐?”

“아~ 부러워라~!”

 

이사르는 그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언젠가 제가 먹고 싶다고 말했던 과자들이 상자 안에 모두 들어가 있는 걸 확인한 그는, 몰려오는 감동 탓에 주변 목소리 같은 건 들리지 않았다.

전부 흘리듯이 말한 거고, 어떤 건 직접 말하지도 않고 마지카메 게시글에 반응한 게 전부인 간식도 있는데, 이걸 다 어떻게 찾은 걸까? 아, 물론 이것도 혼자 한 게 아니라 쟈밀이 도와줬을 거 같긴 하지만…….

 

‘쟈밀도 자기 여자친구 챙겨주느라 바쁠 텐데, 고생이네~’

 

나중에 카림에게 선물을 보낼 때 쟈밀 것도 하나 챙겨줘야겠다. 아, 이왕이면 쟈밀의 여자친구 것도 준비하면 좋겠지. 누군가를 챙겨주는 걸 좋아하는 이사르는 그런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은지 혼자 실룩거리며 웃다가 주변 친구들에게 말했다.

 

“저기, 이거 다 같이 나눠 먹을래? 이 정도면 다 모여서 먹어도 될 거 같은데!”

“와, 이사르 최고!”

“먹을래, 먹을래!”

 

카림이라면 아마 제가 혼자 다 먹는 것보단, 다 같이 나눠 먹는 걸 더 좋아할 거다. 그는 다정한 사람이니까. 물론, 제가 가장 많이 먹을 거지만 말이다.

과자들 사이 있는 크리스마스카드만 쏙 빼서 챙겨둔 이사르는 과자를 근처 테이블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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