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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과와 티켓

말레우스 드라코니아 드림

타닥타닥. 벽난로가 타는 소리가 조용한 방안을 가득 채운다.

제 방에 소중한 이를 초대해 기분이 좋은 말레우스는 맞은편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깨작거리는 아이렌에게 물었다.

 

“아이렌, 빙과는 입에 맞는가?”

“맛있어요.”

“그거 다행이군.”

 

하지만 대답과 달리 아이렌의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초콜릿이 들어간 아이스크림은 확실히 맛있었지만, 아이렌은 이 자리가 마냥 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불편해…….’

 

말레우스가 불편한 건 아니다. 단둘이 있어서 불편한 것도 아니고.

제가 정말 불편하다고 느끼는 건, 살짝 열린 방문 너머에서 느껴지는 누군가의 금빛 시선이었다.

저 질투와 경계의 눈빛을 보라. 이래서야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체하게 생기지 않았나. 얼굴을 보지 않아도 밖에 있는 게 누구인지 알 것 같은 건, 분명 평소 자신과 말레우스 사이를 꾸준히 못마땅해한 동급생이 있기 때문이겠지.

 

“그러고 보니 너도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달라고 빌었나?”

 

자신의 종자(從者)가 손님의 눈치를 주는 걸 아는 걸까 모르는 걸까. 말레우스는 태연하게 아이렌에게 물었다.

 

“저요? 아뇨. 그런 걸 믿을 나이는 아니라서…….”

“그런가?”

 

16살이면 충분히 환상의 존재 같은 걸 믿을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인간의 나이로 16살은 어리지 않은 걸까. 말레우스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까딱이다가, 문득 상대는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점을 떠올렸다.

 

“생각해 보니 너는 항상 크게 원하는 게 없었지. 무욕(無慾)인지 무념(無念)인지는 알 수 없지만, 이렇게까지 초연한 인간도 있나 신기할 지경이야.”

“제가 좀 별나긴 하죠.”

 

이 인간의 아이는 소속감이나 동질감 같은 건 원하지 않았다. 그저 제가 평화로울 수 있다면 그걸로 그만인. 함께여도 좋지만, 혼자라면 더 좋다고 생각하는. 죽음도 필멸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때로는 혼돈을 들여다보는 것도 두려워 않는. 인간 같지 않은 인간이었지.

이토록 특별한 아이는 뭘 원할까.

말레우스는 그것이 참으로 궁금했다. 자신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들어줄 힘이 있었으니까.

 

“그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은 게 없나?”

 

고개를 숙여 서로간의 거리를 줄이며 묻자, 아이렌이 반사적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가까이 다가온 눈동자를 가만 바라보던 아이렌은 잠깐 고민하는가 싶더니,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티켓.”

“응?”

“좋아하는 밴드가 나오는 페스티벌 티켓이 가지고 싶은데, 아무래도 취소표는 안 나올 것 같아서 포기했어요. 안 간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장난스럽게 웃는 아이렌은 남아있는 아이스크림을 한입에 넣었다.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세속적인 요구에 눈만 깜빡이던 말레우스는 자세를 고쳐 앉으며 턱을 괴었다.

 

‘릴리아에게 물어봐야 하나.’

 

이런 건 제 주변에선 릴리아가 가장 잘 알 것 같으니, 그쪽에 물어봐야지. 아무리 자신이라도 없는 티켓을 만들어 낼 수는 없었으니까.

애초에 뮤직 페스티벌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상대가 가고 싶다는 말에 흥미가 생긴 말레우스는 깊은 고민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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